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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기/주저리주저리

수시 입학사정관을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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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사정관이란 걸 하게 되었다.

이름은 거창한데, 그냥 수시 원서 채점하는 사람이다.

여름방학부터 교육을 받기 시작했고, 이런 저런 요즘의 입시 제도 등을 알게 됐다.

 

교육 과정에서 처음 알게 된 것은 '고교 학점제'

애들이 과목은 선택해서 고등학교를 다닌다는 것.

기본적인 국영수를 더 쪼갠것까지는 이해하는데,

여행지리, 프로그래밍 등 일반고등학교에서도 이런 과목들을 선택하여 듣는다.

이런 과목은 등급으로 평가되지 않고, A, B, C 절대평가다.

여행지리 이런건 나도 들어보고 싶네.

 

두번째 알게 된 것은 자소서 없이, 등수도 없이, 상장 없이, 학교없이,

선생님이 써준 글만 보고 평가한다는 것.

몇백명을 평가하고 있는데, 거의 모든 애들이 다른 고등학교에서 온 것 같은데,

모든 글은 한명이 쓴 것만 같이 특색이 없다.

그 안에서 좋은 친구들을 가려내야 한다.

 

비슷비슷한 글들을 보다보니 그 학생의 등급이 아무래도 선입견을 주게 된다.

사실 학교 안에서 등급이기 때문에, 학교마다 편차를 내가 고려할 방법이 없다.

학교에서 개설한 과목보고 일반고/특성화고 판단은 할 수 있지만,

학교 이름 블라인드 해놨는데, 이렇게 판단하는 것도 웃기고,

잘 하는지 못 하는지를 평가하는 게 아니라 이 학생이 얼마나 관심있는지가 평가하게 된다.

 

정시 비율은 수시에 비해 훨씬 작고, 학생 수는 이렇게 줄어들고.

사교육 문제를 줄인다고, 평가자들 눈가리고 평가하게 하는건 좀 이상하지 않나.

학생들이 했던 노력을 찾고자 모니터를 열심히 쳐다보긴하지만,

놓치는 부분이 많을 것 같아서 벌써 미안한 마음이 든다.

재학생들이 쉽게 재수/반수 택하게 되는 이유를 알게 되었다.

평가자 잘 만나면 운 좋게 좋은 평가를 받으면 학교 등급이 휙휙 바뀌겠더라.

 

수업없는 시간에 짬짬히 평가하고 주말에도 나와 열심히 평가하고 있지만,

참 찝찝한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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