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재임용 심사 신청서를 제출하라는 메일을 받았다. 바쁘게 살아가고 있는데 갑자기 뜬금없었다. 사실 임용이 갓 되었을 때는 이런 심사에 대해서 일정이나 필요한 것들을 열심히 살펴보았었는데, 어느 새 햇수로 4년차쯤 되니 잊고 지냈다. 아무튼 놀라서 교무팀에 전화해서 갑자기 뭘 하라는것인지, 준비하거나 제출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물었더니 그냥 신청서만 제출하라는 거였다.
연차는 이제 어느덧 꽤 되지만 코로나 시대가 있어 실제 적응한 시간은 적었고, 올해부터 맡은 보직도 있고 늘어나는 학생과 늘어나는 잡무에 정신이 없다. 심사에 들어가는 기간도 잘 못 생각하고 있었다. 두번재 수정을 마치고 제출한 논문의 게재를 기다리며, 이걸로 올해 점수도 채울 수 있겠구나 생각했는데 재임용 심사와는 관련이 없는 논문이 될 거고, 사실 재임용 심사는 생각도 못하고 있었다.
자세한 사항들은 이번 주부터 본격적으로 알아볼 생각이었지만, 메일을 받은 이후 오랜만에 논문에 대한 압박감이 다시 오기 시작한다. 수업 준비만 하기 바쁜 와중에 틈내서 최근 논문도 살펴보고 기존에 진행하다가 멈춰두었던 연구 주제들도 다시 들여다보게 된다. 주말에는 새벽까지 논문 내용을 구상하고 실험을 위한 코드도 작성했다. 아주 약간 그렇게 지냈다고 뿌듯하기도 하면서 그동안 얼마나 연구쪽은 담쌓고 지냈는지 반성하게 된다. 학생들을 가르쳐서 논문 나오기에는 아직도 시간이 꽤 걸릴 것 같고, 결국 내가 직접 해야하는 일이었는데 그걸 여태까지 미루고 있었다.
최근 학교 선배인 타과 교수님을 뵙게 되었다. 연구를 많이 하신다고 소문을 많이 들었었지만 만난 적도 없고, 타과 이기도 해서 그냥 그런가보다 했다. 그러다가 이번에 뵙게 되고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듣고 관심이 생겨 찾아보니, 1년에 논문을 20편씩 쓰시더라. 50대 중반에 저렇게 왕성하게 연구하시다니, 한참 젊은 나는 어디론가 숨고 싶은 마음이다. 아이고 인간아, 하루 하루 성실히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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